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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국회의원 김성식][중앙SUNDAY]물갈이, 코드 인사 ‘물돌이’에 불과…청년 중심 개혁신당 필요

2019.12.09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SUNDAY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SUNDAY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재선ㆍ서울 관악갑)은 지난달 27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은 ‘정치야, 나를 대표해줘. 정치야 나의 삶을 대변해줘. 아니면 너를 폭파할거야’라는 수준의 국민 주권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당제하에서 기능부전 상태에 빠져 존재 자체가 민폐인 ‘한국 정치’를 더이상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거란 설명이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민주화운동 386세대 용퇴할 시점
국회 내 관료·검찰 출신 목소리 세
총선서 국민주권 운동 일어날 것


 
김 의원은 여야 모두가 인정하는 경제통으로 다당제에 기반을 둔 협치의 정치를 줄곧 주장해왔다. 2011년말  당시 한나라당의 혁신과 재창당을 주장하면서 탈당한 후 무소속 출마해 낙선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선 제3당인 국민의당 후보로 수도권에서 안철수 당시 대표와 함께 '유이'하게 당선됐다. 최근엔 바른미래당 정치개혁특위 간사로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최근 당 진로를 둘러싼 바른미래당(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정당) 내분 사태에서 보듯 국민의당이 걸어온 제3의 중도정당 실험은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에게 2020년 21대 총선 민심의 향배와 제3의 중도정당 실험이 어떻게 될지를 물어봤다.  
 
-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문재인 연대를 위한 보수통합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20대 국회를 보면 이념과 지역에 기반을 둔 거대 양당이 머리채 잡고 싸우는 정치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자각과 그런 상황을 이번에는 타파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깊어졌다. 더욱이 수축사회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가적 과제가 이제는 복합적이다. 정당 간에 타협하고 공동의 책임으로 국민을 설득해서 추진하지 않고는 하나도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숙제만 쌓여있다. 거대 양당 체제가 이미 기능 부전 상황에 빠져 있기 때문에 정치판 자체를 바꿔서 타협과 협치, 연합의 정치로 가기 위한 정치개혁을 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제3의 중도 개혁신당의 출현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본다.”

 
-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층이 40%까지 육박한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 실험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지 못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지난 총선에서 고심 끝에 기호 3번 국민의당을 26.74%까지 작심하고 찍어준 국민에게 송구하고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솔직하게 반성문을 먼저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새정치’를 표방했던 당시의 제3당으로만은 안 된다고 본다. 이제 국민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국회를 요구하고 있다. SKY 나오고 고시 합격한 관료나 검찰 출신, 운동권 출신의 목소리가 국회 내에서 너무 세다. 청년 세대, 월급쟁이 직장인, 사회적 약자, 현장을 뛰는 사회복지사, 이공대 출신, 민간 경제전문가 등 국회가 국민의 구성을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제3의 중도개혁 정당도 필요하지만, 그 정당이 의미가 있으려면 이번엔 그동안 정치적 대표성에서 소외됐던 국민의 뜻을 담아 정치적 시대 교체까지 함께 이뤄내는 제3의 정당이 필요하다. 그냥 얼기설기 빅텐트 만들테니 제3지대 할 사람 모이라는 식으론 국민의 호응을 받지 못 할 것이다.”

 
- 386세대 '용퇴론'이 나오는데.

 “용퇴론이 나오는 배경에 귀를 열어야 한다.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도덕적 우월감을 갖고 편 가르기 정치를 하는 측면 하나와 민주화 이후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때 그들과 교감할 수 있는 감수성이 있었는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군인이 물러간 자리에 관료와 운동권 출신이 많이 들어왔다. 나름의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온 후배 세대에게 어떻게 길을 열어줄지를 고민할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은 인정을 받으면서 용퇴할 수 있지만, 앞으론 새 물결을 가로막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 양 당은 이번에도 경쟁적으로 ‘물갈이’를 추진 중이다.

 “역대 선거에서 초선 비율이 40~50%였다. 물갈이를 안 한 게 아니다. 이번에 55%를 물갈이하면 의미가 있겠는가. 문제는 물갈이가 자기 코드에 맞는 사람들 속에서 일종의 ‘물돌이’를 한 것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같은 친박, 친문 그룹 속에서 누가 먼저 가고 누구는 나중에 가는 식이었다. 정치적 소외지대를 계속 남겨놓았다. 국민과 언론이 ‘물갈이’가 기득권층의 뻔한 인맥 속에서 ‘물돌이’를 한 건지 아니면 과거 정치적으로 소외됐던 사람들이 참여해 국회의 구성이 국민의 구성과 유사해졌는지를 따져봤으면 좋겠다.”

 
- 현실적으로 그런 중도정당 출현이 가능할까.

 “국민은 이미 광장에선 무서운 주권자가 됐지 않나. 그들이 거리에서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정치적 시민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스펙 타개, 고시 타개, 운동권 출신 타개라는 확고한 의지를 국민에게 호소하면서 바른미래당 자체를 중도개혁 정치를 해보려는 미래 정치 세력에게 내줘야 한다. 가령 서울 지역구 48개 중 절반 이상의 후보는 아예 청년 세대, 직장인, 경제 전문가 등에게 내놓는 식이다. 바른미래당은 이제 죽어야 산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치가 나를 대표하고 또 나의 삶을 대변해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그런 국민이 중심이 되는 정당의 밀알이 돼야 한다.”

 
- 유승민ㆍ안철수 전 대표가 같이할 수 있을까.

 “유 전 대표의 경우 박근혜 정부 당시 입에 재갈을 물린 듯한 새누리당 상황 속에서 개혁보수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은 이미 자기 개혁 능력을 잃어버렸다. (불출마 선언을 한 김세연 의원이) 오죽 하면 존재 자체가 역사적 민폐라고 했겠나. 지금이라도 유 전 대표가 생각을 바꿔 반문연대가 아니라 제3의 중도개혁 정당을 같이 해보자고 하면 좋겠다. 양당 체제에서 다수당이 이 당에서 저 당으로 몇 번 바뀌고 청와대 주인도 바뀌었지만, 정치가 뭐가 달라졌나. 힘들더라도 정치판 자체를 바꾸기 위한 새 시대를 여는 제3의 중도정당이 맞는다고 본다.”

 
2016년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 안 전 대표는 귀국을 미루고 있는데.

 “안 전 대표는 자아가 강한 사람이다. 그냥 일신상 정치적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 자체가) 한국당과 통합하겠다는 생각이 없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라고 나는 느낀다. 연말을 거치면서 국민이 주시하는 지도자들은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

 
- 내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수 있을까.

 “전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달려있다. 정개특위는 의원정수를 늘리지 않는 범위내에서 국민 대표성을 높이는 나름의 합의안(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을 냈다. 그런데 이를 퇴색시키는 250대 50 논의가 나오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
1987년 이후 총선만 모두 8번 치렀다. 그때마다 1당과 2당은 자신들의 득표율에 비해 의석수가 두 자릿수 이상, 10% 이상씩 과대 대표됐다. 그런 프리미엄 의석을 계속 얻기 위해 막말하고 낙인 찍고 서로 적폐라고 몰아세우고 무한 투쟁하는 게 아닌가. 국민이 지지한 만큼 각 정당이 의석을 갖고 이들이 상대방의 주장을 수용하고 타협해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이제는 해야 하지 않겠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왼쪽 두 번째)과 각 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성식 바른미래당(왼쪽 첫 번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세 번째), 천정배 민주평화당(네 번째) 의원이 지난 3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잠정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 최종 논의를 하기 위해 한 자리에 앉았다. 오종택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왼쪽 두 번째)과 각 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성식 바른미래당(왼쪽 첫 번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세 번째), 천정배 민주평화당(네 번째) 의원이 지난 3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잠정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 최종 논의를 하기 위해 한 자리에 앉았다. 오종택 기자

 
- 국회 경제통으로서 문재인 정부에게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면.

 "미국에서 독점 타파에 나선 건 공화당 출신의 시오도어 루스벨트 대통령(1901~1909년 집권)이다. 독일 노동개혁은 사민당 출신인 슈뢰더 총리가 주도했다. 가깝게만 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했고 제주도에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했다. 보수 정권에서 추진했다면 난리가 났을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도 어떻게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 오히려 진보정권인 문재인 정부가 이걸 한다면 기업이 사람 쓰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경제 풍토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경제의 물꼬를 터주는 케이스를 한두 가지만 만들면 기업이 ‘정부가 말뿐만이 아니라 제대로 혁신하네’라며 그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새로운 혁신 요구를 많이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혁신하고 다른 한편으로 혁신의 결과 일자리를 잃는 사람을 포용하는 정책을 편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20년 공부한 거 가지고 평생 못 먹고 사는 시대다. 평생 직업훈련 교육을 하는 레일을 만드는 것이 사람 중심 투자인데 요새 갑자기 건설투자도 중요하다면서 25조원의 사회간접자본(SOC)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는데 보수 정권과 뭐가 다른가.“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해서일 것 같은데.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구조개혁은 시위대가 왔다 갔다 하고 살벌한 투쟁이 동반되는 일이다. 관료는 도저히 못 한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 구성비와 유사한 국회가 만들어지면 정당 간 협의체를 만들어 국회가 타협해서 함께 추진해야 한다. 정치가 그 짐을 다 감당해야 한다.”

 
- 실제 문재인 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는데.

“맞다. 삼고초려가 아니라 어느 분의 일고초려가 있었다. 야당 의원 한명 입각이 아니라 어떤 정책을 함께 책임지고 추진할지 제한적으로라도 합의해야 내각이 안정되고 아니면 분란만 일거나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될 수 있다고 전했더니 그 이후엔 연락이 오지 않았다.”

 
-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내년 총선에서 제3의 중도정당이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한국당이 존재 자체가 민폐라지만 저는 한국 정치 존재 자체가 민폐라고 본다. 국회의원 한 명으로서 너무 부끄럽고 무기력하고 자괴감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적 시대교체를 동반하는 제3의 중도개혁 정당이 만들어지면 국민이 에너지를 모아주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국민이 해낸다. 국민의당 때의 경험이 있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과소 대표된,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의 변화 욕구는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해일처럼 일어날 거라고 믿는다. 저는 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그런 국민적 요구와 함께 하려고 한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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