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생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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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안전한 군사 옵션이 있다고?

2017.09.22
국내 현안이 많은 한 주였지만미국발 말폭탄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트럼프가 유엔 총회에서 이런저런 경우에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돌출 발언을 하고국방장관 매티스는 '서울에 중대 위험이 없는 군사옵션이 있다'고 뒷받침을 했다논란이 커지자 백악관은 '외교적 압박'의 의미라고 물타기를 했다.

'(대응군사력의 위협을 통한전쟁 억지 킬 체인(도발조짐이 확실할 경우 선제타격) - 보복'의 톱니바퀴가 꽉 물려있고미국 중국 등 강대국 군사력의 확장 전개 무대로 상정되어 있는 한반도의 현실이다미래의 전쟁은 전선이 따로 없다고 하는데서울이 안전한 군사옵션이 과연 있는가또 서울만 안전하고 다른 지방은 안전하지 않아도 되는가한반도야 어찌 되든 미국만 괜찮으면 된다는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낸 것은 아닌가우리 경제와 일자리에 미칠 충격에 대해서는 고려조차 없다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미 연합 전쟁 억지력을 실제로 높일 수 있는 조치에 초점을 맞추어도 모자랄 판이다그런데 트럼프가 국내 정치용으로 오버슈팅을 한다고 미국 내에서도 시끄러운 지경이다

(9.22 중앙일보 김영희 컬럼 '흐루쇼프의 덫에 걸린 트럼프참조)
 
 
때로 역사에서 배울 필요가 있는데, 1차 세계대전의 발발 과정에 교훈거리가 많다.

1914년 6월에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보스니아 청년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터진 직후유럽의 모든 나라들은 말폭탄과 동원체계의 가동동맹의 과시 등 '위협을 통한 억제'에 나섰다선제공격 우위론반대로 보자면 선제공격을 당해서는 안된다는 군사교리가 지배하는 반면설사 전쟁이 발생해도 발칸의 국지전으로 제한하려는 외교적 노력도 있었다.

그러나 전쟁을 억제하겠다는 각국의 위협 과시의 행동들이 쌓여가면서 일촉즉발의 두려움도 커지고 아무도 상황을 되돌릴 용기를 발휘하지 못했다결국 동서 양면 전쟁의 덫에 빠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독일의 슐리펜 계획(중립국 벨기에로 치고들어가 프랑스군부터 포위 섬멸한다는 작전에 버튼이 눌러졌다. 8월초 독일의 빌헬름 2세는 출병하는 독일 군대에게 '낙엽이 지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했다그러나 아시다시피 1차 세계대전은 4년 넘게 끌었으며 1천만명 이상이 죽었다전쟁 억제력의 위협은 임계점을넘어서자 공격과 방어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했고(억제와 안보의 딜레마), 전쟁을 막으려던 동맹 체계들은 전쟁에 말려드는 기계적 구조로 작동했다.

최근에 한 외교안보 전문가로부터 '낙엽이 지기 전에 - 1차 세계 대전과 한반도의 미래'(김정섭 저)라는 책을 추천받아 읽어보았는데엄중한 한반도 상황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저자는 묻는다. '과연 우리는 한반도의 전략 환경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하고 있는가.' 어느 일방이 약해보여 전쟁이 터질 가능성보다상호 선제공격을 받을 두려움의 상승작용과 깊어지는 위기에 대한 관리 체계와 역량의 취약함으로 말미암아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더 경계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참 잘 쓴 책이다추석 연휴에 읽기에 주제는 무거우나 일단 잡으면 손을 놓기 어렵다어차피 말폭탄이 날아다니는 한반도의 추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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